[르포] 여의도 절반 규모 R&D 기지…화웨이 옥스혼 캠퍼스 가보니

채수웅 기자 2019.04.16 08:38:03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화웨이. 세계 최대 통신장비 회사이자, 스마트폰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기업. 국내에서는 중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저평가 되고 있지만 중국 안방에서 만난 화웨이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성장해온 기업이 아니었다.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쏟는 기업. 직원의 창의력을 위해 여의도 절반 크기의 연구센터를 짓는 모습에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싸구려 중국 이미지는 찾기 어려웠다.

여의도 절반 크기의 연구개발 센터=중국 둥관에 위치한 화웨이의 새로운 연구개발 캠퍼스 시리우베이포춘. 캠퍼스가 위치한 지역호수(손산호) 지형이 황소 뿔 형상을 닮았다고 해서 옥스혼(Ox horn) 캠퍼스로 불리운다.

이곳은 화웨이 연구개발 본산인 선전 캠퍼스에 이은 두 번째 R&D 기지다. 2014년에 착공에 들어갔는데 아직도 완공을 하지 못했다. 전체면적은 180만제곱미터. 약 54.5만평으로 여의도 면적(290만제곱미터)의 절반을 웃도는 규모다. 올해말에 완공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공사비만 우리돈으로 1조7000억원이 투입된다고 한다.

이렇게 넓은 캠퍼스의 운송수단은 다름아닌 열차다. 레일길이는 7.8km. 4개 구역, 12개 블록으로 구성된 캠퍼스를 연결한다.

사진에서 보듯 옥스혼에서는 중국의 정취를 전혀 느낄 수 없다. 각 블록은 해외 주요 도시 이름을 따왔고 대부분 건물들이 유럽의 주요 건물을 모티브로 건설됐다. 복제본이기는 하지만 저렴한 느낌은 아니다. 건물들은 거대하고 구역을 잇는 다리 역시 거대하고 정교하게 건설했다.

현재 1만3000여명이 캠퍼스 안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연말까지 총 3만명이 연구개발에 투입될 예정이다. 지난해 화웨이의 R&D에 사용한 예산은 148억달러이다. 막대한 R&D 예산과 함께 최대한 직원들이 자유롭고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연구개발에 몰두하기 위해 캠퍼스가 지어졌다. 다만, 화웨이는 옥스혼의 내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건물마다 어떠한 R&D 기능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캠퍼스에서 약 10여분 떨어진 곳에는 직원과 가족들을 위한 아파트가 마련됐다. 상당부분의 거주비를 회사에서 지원한다고 한다.

28초마다 스마트폰 1대 생산=이곳에서 개발된 아이디어는 인근의 생산기지에서 제품으로 구체화된다. 둥관 생산기지에서는 P시리즈나 메이트 등과 같은 하이엔드 제품의 절반가량을 책임진다. 지난해에는 약 2000만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했다.

화웨이가 국내 언론에 공개한 스마트폰 생산라인은 28.5초마다 한대의 스마트폰이 만들어진다. 물론, 사후 여러 테스트는 제외한 시간이다. 약 180미터의 일직선으로 마련된 생산라인에서 투입부터 제품이 만들어지기까지 28.5초가 걸린다.

스마트폰 생산라인과 함께 동관 공장에서는 LTE 기지국 장비, 위층에서는 5G 장비도 생산한다. LG유플러스가 도입한 5G 장비가 바로 이곳 둥관 생산기지에서 만들어졌다.

그렇게 만들어진 제품들은 동관의 사이버 보안 연구소를 거친 후에 출하된다.

화웨이는 보안과 관련해 전략, 법률, 협력, 검증 등 12개 영역으로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동관에 위치한 ICSL(Independent Cyber Security Lab)은 보안 부분서 가장 중요한 검증을 맡고 있다. 보안에 실제 문제가 발생하는지,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완성된 제품은 출하하지 못한다. ICSL의 철학은 많은 눈(many eyes), 많은 손(many hands)이다. 그만큼 많은 감시를 통해 철저하게 검증하겠다는 의지다.

같은 그룹내에서도 알력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ICSL은 철저하게 독립성을 보장받는다고 한다.

ICSL의 모의해킹부 부장 조우위(Zhou Yu)는 "개발라인과 분리해 제품에 대해 독립적인 평가가 가능하다"며 "개발된 제품이 보안 지적을 받고도 해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제품의 출하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둥관(중국)=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