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온실가스배출거래④] 정부, 간접배출 부담 완화… 산업계는 BAU 재산정 요구 지속

한주엽 2014.07.11 07:42:07

- 산업계, 배출권 할당 근거 공개 촉구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시행안을 놓고 산업계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논란거리였던 ‘간접배출’에 관한 부담을 정부가 일부 덜어주는 방향으로 정책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다만 가장 큰 쟁점인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usiness As Usual, BAU) 재산정 요구에 대해선 정부가 원안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11일 정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는 지난 8일과 9일 양일간 비공개로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계획 관계부처 공동 산업계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각 기업 및 협단체 임원과 실무진이 참석했다. 환경부는 이날 산업계가 문제 제기한 ‘간접배출’ 부담 완화안을 밝혔다. 1차 계획기간(2015~2017년) 동안 간접배출량 70%를 삭감해주겠다는 것이 골자다. 간접배출이란 다른 사람으로부터 공급된 전기 또는 열을 사용함으로써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의미한다. 산업계는 그간 “환경부가 벤치마크 대상으로 삼고 있는 유럽연합 배출권거래제(EU-ETS)도 간접배출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며 “간접배출을 배제하지 않는 것은 이중규제”라고 시정을 요구한 바 있다.

정부가 간접배출 완화안을 내놓았지만 산업계는 여전히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과소평가된 BAU 총량 자체를 줄이지 않는다면 전체적으로 부담해야할 비용 규모는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 측은 이날 “총량 조절은 안되고 부담 완화 부분만 고려하겠다”고 못박았다. 정부의 2020년 BAU는 7억7600만톤CO₂다. 전경련 등 산업단체들은 2020년 BAU를 8억9900만톤CO₂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와 산업계의 BAU가 15%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전경련 측은 “향후 3년간 기업들이 모자라는 배출권을 사기 위해 최소 6조원에서 최대 28조원의 부담이 생길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의 배출권 할당 근거도 논란이다. 배출권 할당량이 목표 배출량(BAU에서 감축률 적용) 대비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 예컨대 정부가 예상한 2015년 BAU는 7억900만톤CO₂다. 감축률 목표는 10%. 목표 배출량은 6억3780만톤CO₂다. 그런데 할당 배출권 총량은 5억5860만톤CO₂에 그친다. BAU 자체가 과소평가된 것이어서 목표 배출량을 달성하기 힘든데다 배출권 총량 자체은 이보다도 적어 “기업의 배출권 구매 비용을 정부가 세금으로 가져가겠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간담회에서 산업계 관계자들은 “배출권을 이렇게 할당한 근거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각 업체별 비밀유지를 위해 할당 근거를 공개할 수 없다”며 “개별 업종, 업체별로 환경부에 찾아온다면 일부 자료만 열람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산업계에선 10일과 11일 양일간에 걸쳐 환경부를 직접 방문해 구체적 할당 근거와 수치를 확인한 뒤 별도 대응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