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힐만하면 모바일게임 환불 악용…업계 속수무책

이대호 기자 2018.07.12 08:50:46

- 앱스토어서 환불 정보 제때 공유 받지 못한 업체들 피해
- 환불 대행 광고까지 기승…관련법 작년 12월 발의돼 정무위 계류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잊힐만하면 모바일게임 환불 악용 사례가 불거진다. 부정한 의도를 가진 이용자가 고가 또는 대량의 아이템을 구매한 뒤 ‘묻지마 환불’을 시도하는 식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이 같은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이용자가 쉽게 환불을 요청할 수 있다. 모든 환불 요청을 앱스토어 내부 방침에 따라 진행한다. 이용자가 보기엔 전혀 문제될 것이 없지만 게임업체 입장은 다르다. 게임업체가 환불을 요청한 이용자 정보를 제때 공유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이용자는 환불을 받았지만 유료 아이템을 그대로 갖고 있게 된다. 일정 기간 뒤 환불 정보를 넘겨받은 게임사는 뒤늦게 대처할 수밖에 없다. 환불을 악용한 이용자들은 해당 기간에 공짜로 유료 아이템을 활용하게 되고 그 피해는 업체와 여타 이용자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이 같은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지난해 12월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플랫폼 업체들이 개발자(또는 유통사)에게 소비자의 환불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도록 하는 내용의 전자상거래법(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그러나 법안이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 회부돼 있어 앱스토어 환불 악용으로 인한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

게임업체 입장에선 극소수의 이용자가 이 같은 환불을 시도하더라도 적지 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용자가 환불 사례를 공식 카페 내에 공유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환불을 대행해준다’는 업체 광고글까지 올라와 부정 행위를 부추기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최근 게임 환불 사태를 겪은 한 업체 관계자는 “게임업체의 운영상 실수나 부정적인 대내외 이슈로 환불 사태가 불거지면 카페 내에 공유되고 거기에 대행해준다는 광고까지 붙어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상황이 연출되곤 한다”고 말했다.

따지고 보면 애플 앱스토어의 환불 정책은 유료(패키지) 게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무료 게임 내에서 아이템 결제가 이뤄지는 부분유료화 게임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앱마켓과 입점업체가 이른바 ‘갑을’ 관계다보니 환불 정책 개선을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익명 보도를 전제로 하고 업체들에게 앱마켓 환불 정책과 관련한 고민을 물어도 “답하기가 곤란하다”며 방어적인 대응부터 하는 곳도 있다. 앱마켓 입점업체들이 광고 효과가 큰 피처드(주목할 앱) 선정 등을 노리기 때문에 ‘밑 보여선 안 된다’는 심리가 작용한 탓이다.

한편 앱마켓 환불 정책을 게임사 정책으로 오인하는 상황도 있다. 애플 앱스토어라도 무조건적인 환불을 해주진 않는다. 대량의 아이템 환불을 재차 시도하거나 여타 부정적인 환불 시도가 포착될 경우 계정 정지를 걸게 되는데, 이를 ‘게임업체가 막았다’고 풀어달라는 경우가 잦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과 관련한 문제는 일단 업체에게 문의하곤 하는데, 앱마켓 정책이라고 안내해도 막무가내인 이용자들이 많아서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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