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분석] 파인텍, BLU사업 정리 수순.. ESL-디지타이저 신규사업에 매진

신현석 기자 2017.08.11 09:20:12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LCD 기반의 디스플레이 전문 기업 파인텍(대표 강원일)이 주력이었던 백라이트유닛(BLU)사업을 순차적으로 정리하고, ESL(전자가격표시기)과 디지타이저(Digitizer) 사업 추진을 통해 사업구조를 재편한다. 

10일 파인텍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IR설명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미래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유병훈 파인텍 사장은 조심스럽게 “단계적 출구 전략으로 언젠가는 백라이트 사업을 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인텍은 일단은 기존 중국 동관, 천진과 베트남의 해외법인에 있던 백라이트유닛 사업을 모두 중국 천진법인으로 옮겨 생산을 일원화하고 중국 내 파트너사와 합작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유병훈 사장은 “(중국 파트너사와) 7월달 MOU와 NDA를 맺었다. 그쪽에서 우리 해외법인인 천진법인 실사를 진행해 8월 초에 다 마쳤다”며 “지분은 51(파트너사) 대 49(파인텍)으로 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백라이트유닛 사업 협작을 통해 파인텍은 중국 고객사에 대한 대응력을 키우고 중국 내수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등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회사 내부적으로 부품 사업 중 백라이트유닛과 LCM(LCD Module) 사업에 대한 미련을 접었다. 장기적으론 결국 장사 안 되는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단기적인 합작을 통해 급격한 사업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유 사장은 “올해만 견디면 내년에 백라이트유닛 사업이 좋아질 것이란 희망이 있으면 끌고 가겠는데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며 “그래서 우리는 과감한 의사결정을 할 것이다. 파트너와 합작법인 안 되면 백라이트 사업은 바로 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품사업부 중 적자를 내고 있는 사업인 백라이트유닛과 LCM를 정리한다는 큰 틀 안에서, 일단은 그 전에 중국 합작이 성사되면 그 방향으로 가면서 단계적 출구 전략을 이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너무 급격한 결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올해 실적이 나빴다고는 해도 여전히 백라이트유닛 사업과 LCM은 파인텍의 주력 부품사업이기 때문이다. 파인텍의 사업은 부품사업부와 장비사업부로 나뉘는데, 올해 상반기 파인텍의 부품사업부 매출 비중은 백라이트유닛 72.6%, LCM 22.3%다. 

유 사장은 “파인텍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은 ‘부품사업부’를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다”라며 “무엇보다 그간 주력이었던 백라이트 사업을 무엇으로 대체할 것인지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파인텍이 기대를 걸고 있는 사업은 ESL와 디지타이저다. 

파인텍은 이미 올해 7월 한 소프트웨어 회사와 홍콩 소재의 영업 담당기업과 3자 MOU를 체결했다. 파인텍은 베트남법인을 통해 제조와 생산을 책임진다. 세 회사의 합작법인은 미국법인으로 출범해 미국 시장을 본격 겨냥한다. 올해 4분기 베트남 법인을 통해 ESL을 양산할 예정이다. 제품은 4가지 모델로 구상 중이다. 

유 사장은 “우리가 ESL시장을 지켜본 건 3년 정도 됐다”며 “ESL과 백라이트를 만드는 공정은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지금 가지고 있는 베트남 공정 설비를 통해 ESL생산을 다 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한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사업 마진율은 10-15%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베트남 법인을 통해 디지타이저 사업을 진행한다. 유 사장은 “우리가 FOG Bonding과 TSP Lami 기술을 갖춘 점, 베트남 법인의 생산시설을 갖춘 점 때문에 누군가로부터 사업 제안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유 사장은 “불량률을 범위 내로 맞추면 수익기여도가 높은 사업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일부 생산하고 있으며,  120만개를 8월부터 생산하기 시작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장비사업 분야에서는 공용 라인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유 사장은 “예전에는 생산라인이 리지드(Rigid)와 플렉시블(Flexible)로 구분이 되는 전용라인이 주였지만. 현재는 고객사들이 공용 라인을 원한다”라며 “리지드와 플렉시블, 리지드와 TFT LCD, COF(Chip on Film)와 COP(Chip on Plastic) 이렇게 공용으로 쓸 수 있는 세 가지 라인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장비 영업에  굉장한 장점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 사장은 “지금 고객들은 COP를 원하고 있어서, 올레드 모듈이 COP로 점점 기우는 추세다”라며 “고객의 니즈가 COP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COP가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파인텍은 최근 국내 일산에 위치한 본사 7층의 생산시설을 모두 매각했다. 이어 관리 품질파트 인력을 반으로 줄이고, 본사에는 최소한의 인력만 남겨둔 채 충남 천안 공장으로 사업장을 일원화한다. 관리비용 절감을 위해서다. 

◆ 최근 주가 지지부진.. “특별한 이유는 없다” = 이날 IR설명회가 모두 끝난 뒤, 유 사장에게 직접 최근 주가 부진의 이유에 대해 물었다. 유 사장은 “BW(신주인수권부사채) 전환으로 인한 것”이라며 “이 외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답했다. 

7월 말까지 8000원 중반대였던 파인텍 주가는 10일 종가 기준 7400원으로 떨어졌다. 지난 8월 9일 파인텍은 신주인수권을 행사한다고 공시했다. 이날 주가는 전일 대비 2.12% 하락했다. 

사채 종류는 ‘무기명식사모비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다. 행사로 인해 발행되는 주식 수는 52만156주다. 파인텍의 발행주식 총수 대비 5.36%에 해당하는 숫자다. 행사금액은 32억원이이며 발행 주식의 상장예정일은 오는 8월 23일이다. 

이날 한 투자자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자, 유 사장은 “작년에 182억 규모의 BW를 발행해서 세광테크를 인수하는 데 자금을 사용하고, 다시 자금을 들여 추가 유상증자를 진행해 232억이 세광테크에 투입됐다”며 “발행 대상자 중 한 분이 세광테크의 김성민 대표였다. 세광테크를 인수하면서 처음부터 리빌딩할 수는 없어서 투자를 유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인텍은 올해 1월 31일 OLED장비업체 세광테크를 흡수합병한 바 있다. 투자자들은 신주인수권 행사로 주식 가치가 희석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 사장은 “8월 23일부터 매매는 가능한데 그 분이 어떻게 할지는 저도 모른다”면서도 “시장 가격을 따지면서 매매하시지는 않을 것 같다. 일부는 전환하고 일부는 남기시지 않을까 싶다”고 추정했다.

◆ 2분기 실적 발표 = 파인텍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5%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4억원, -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적자폭은 줄었으나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상반기 결산액도 마찬가지다. 올해 1분기와 2분기를 합친 상반기 매출액은 1224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330% 올랐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62억원으로 전년-95억원보다 적자폭이 줄었다. 유 사장은 “매출은 계획대로 이뤘으나, 이익은 우리 계획치를 밑돌았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영업이익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백라이트유닛과 LCM의 수익 개선이 지연되고, 인셀(In Cell) LCM의 초기 생산에 따른 품질비용 부담으로 상반기 16억원(자체 추산)의 손실이 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관법인의 재가동 변경으로 인한 매몰비용은 10억원 정도”라고 추산했다. 

한편, 이날 IR설명회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발표를 도맡았던 유 사장은 “지금은 북한 핵문제 리스크로 시장이 불안한 상태다. 제조업 회사도 그 영향을 받는다. 투자자분들도 굉장히 힘든 시기를 보내실 것이라 본다”며 “더구나 실적을 발표하면서 시원한 결과를 말씀드려야 하는데, 모든 임직원이 열심히 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저희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무거운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맨 위로